작성일 : 2006-07-16 23:35
행복한 사랑은 없다 - 루이 아라공
사람에게 확실한 것은 없다 그의 힘도
그의 약함도 마음도 그리고 그가
그의 팔을 벌릴 때 그 그림자는 십자가의 그림자이다
그리고 그가 행복을 손에 거머쥐고 있다고 믿을 때 행복을 깨트려버린다
그의 삶이라는 것은 기이하고 고통스러운 이별이다
행복한 사랑은 없다
삶이라는 그것은 무기를 들지 않은 병사와 같다
다른 운명을 위해서 군복을 입었던 병사와 같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그들에게 무슨 소용인가
저녁에는 주저하는 무장 해제된 그들을 보게 된다
이 말을 해 봐라 내 삶 그리고 눈물을 참아라
행복한 사랑은 없다
내 아름다운 사랑이여 내 소중한 사랑이여 내 찢어진 부분이여
나는 그대를 상처 입은 새처럼 내 품에 품는다
그리고 저들은 알지도 못한 채 우리가 지나가는 것을 본다
내가 엮은 그리고 너의 큰 눈을 위해서 그 즉시 죽어버리는
말들을 내 뒤에서 되풀이하여 읊조리며
행복한 사랑은 없다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시간, 이제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하나가 되기 위한 우리의 마음은 어둠 속에서 얼마나 눈물을 흘리는가
하나의 작은 노래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불행이 필요한가
하나의 떨림을 달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회한이 필요한가
하나의 기타 곡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흐느낌이 필요한가
행복한 사랑은 없다
고통스럽지 않은 사랑은 없다
상처받지 않는 사랑은 없다
시들지 않는 사랑은 없다
그리고 그대의 조국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다
눈물로 살아가지 않는 사랑은 없다
행복한 사랑은 없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 둘의 사랑이다
루이 아라공의 시인 행복한 사랑은 없다라는 시입니다.
꽤 많이 알려진 샹송의 가사이기도 하다는 군요...
사실 이 시를 알게 된 것은 홍당무라는 책을 보게 되면서 그 되뒤편에 번역자가프랑스인의 정서를 대변하는 시라며 소개해놓은 것인데 제가 생각하기에도 이 책의분위기와 왠지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 처럼 느껴진다고 할까요... 홍당무는 쥘 르나르가 지은 소설입니다. 어린 홍당무가 겪는 아동학대기라고 할까요... 표면적으로 받는 학대보다는 숨겨져있는 학대의 잔혹성이 저는 왠지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받아들이는 당사자는 타성에 젖어서 혹은 그냥 그렇게 넘어가려는 듯이 보였습니다. 읽으면 읽을 수록 왠지 우울해지는 내용인데 불구하고 발랄하다라고 할까 뭐 그런 느낌을 주는 소설이라고 느꼈습니다.
주인공은 부유한 집 막내 아들로 이름대신 별명인 홍당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다만 모친의 학대(?)를 받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조금 무신경하고 형제들은 별로 감싸주지 않지요. 왠지 공중에 붕 떠있다는 느낌을 주는 위치에 있는 것 같네요. 홍당무에게 유일한 지원군은 아버지 이지만 바쁘기 때문에 그리 많은 신경을 써주지 않습니다. 대부 할아버지만이 그에게 잘 대해주고 있지요.
홍당무는 아버지인 르픽씨에게 행복한 사람은 따로 있다고 말을 합니다.
아버지인 르픽씨는 모두들 아빠를 두려워하고 홍당무 자신이 무서워하는 어머니조차 아버지의 행복을 방해하지 못한다 말합니다. 르픽씨는 그것은 궤변이라 말합니다. 권위를 가지고 있고 누구도 절대로 방해하지 못한다고 반드시 행복하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홍당무에게 가족에게서 멀어질 수 있을 만큼 혼자 독립 할때까지 행복을 포기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절대로 더 행복해지지 않을 거라 말해줍니다. 그리고 타인을 통해 관찰을 하고 그 것을 통해 자신을 위안을 받을 선물이 있다 말합니다. 홍당무는 당장의 권리를 요구하겠다고 말하고 어머니를 욕합니다. 르픽씨는 화를 내며 네 어머니를 내가 좋아서 같이 있는 줄 아는것이냐고 되묻습니다. 홍당무는 어머니라서 한 말이 아니라고 둘러댑니다.
어느 누구도 원하는게 이루어지면 더 이상 그 일에는 신경 쓰지 않는 듯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관계 없는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구요. 하지만 나를 돌아 보듯이 다른 삶을 생각한다면 세상은 더욱 살기 좋아질지 모릅니다. 대학에 혈구지도라는 말이있습니다. 자기마음에 비추어 남을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쉬운일인 것 같으면서도 실행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나를 생각하는 만큼 남을 생각하는 것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추가
생각해 보면 홍당무의 아버지 르픽씨의 말처럼 지금 보다 더 행복해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의 말을 듣게 되었을 때 과연 절망만을 해야 할지 아니면 타인을 보며 위안을 받아야 할지 아니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좀더 몸부림을 쳐야 할지 자신의 몫이겠지요. 모든 것이 자신의 뜻 대로 되지 않더라도 앞으로 더 행복해 질 일은 없더라도 과연 행복을 바라지 않게 되었을때 더 행복해질지는 미지수 이지만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가게 되나 봅니다. 그게 인생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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