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돌아보다

편지 쓰는 밤

얼음날개 2012. 8. 30. 10:55

작성일 : 2011-06-26 21:21


여자는 아니고 친한 친구녀석에게 밤에 편지를 쓰곤 했었다. 2000년 되기 전의 이야기지만...
그때 밤마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될지 고민하고 쓰다가 틀리면 그냥 찍찍 그으면 될 것 가지고
뭔 정성을 그리 들였었는지 편지지를 구기고 구겨버리곤 했었다.
처 음에는 그냥 볼펜으로 쓰다가 나중에는 다른 종이에 미리 내용을 적어놓고 그리고 그걸 고친 후에 옮겨적곤 했다. 보고쓰는 것도 틀려서 나중에는 띄어쓰기까지 신경쓰며 쓰던 그런 때가 있었다. 결국에는 연필로 편지지에 쓰고 그걸 볼펜으로 위에 덧쓰고 그리고 지우개로 지우기도 했다.
그러다 볼펜이 번지는 날에는 에잇하며 다 그만두고 잠을 청했었다.

요새는 너무 편리해졌다. 뭘 쓰지하는 부분은 변하지 않았으나 공들여 글씨를 쓰던 것에서 어떤 글씨체를 적용할까로 틀리면 그냥 백 스페이스바로 지워버리면 그만인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편지가 오면 그냥 무조건 읽게되지만 이젠 와도 접속을 하지 않으면 읽어볼 수 없게 되었다.

아... 그거 하나는 좋다. 편지가 오면 부모님이 먼저 뜯어보곤 했었다. 친구녀석이 아닌 사람이 보낸 것은 참 그게 싫었었는데, 이메일은 그게 없으니 그건 좋다.

가끔 공들여 편지쓰는 그때가 그리워진다. 무슨 이야기든 멀리 떨어진 이와 그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수단이 많이 있지 않던 그때 아직도 할 수 있지만 편지를 대신 할 것들이 생겨난 지금
편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펜팔 사이트에 가입을 했다.
편지를 써보고 싶어서. 내국인과의 펜팔은 될지 모르겠지만 외국인이라도 그렇게 이야기 해보고 싶다.
그렇게 되면 번역기를 써야겠지만. 그렇게 되면 그때처럼 밤새 편지를 쓸 수 있을까 그때 같은 마음으로

그래도 기다려진다... 그 누군가의 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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