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돌아보다

병아리 울음소리에...

얼음날개 2012. 6. 3. 11:32

작성일 2006-05-18 21:31



다리가 아파 병원에 가는 길에 아이들이 지나가는 모습 뒤로병아리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병아리를 산 모양이다. 데리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병아리가 우는 소리에 어릴 적 병아리를 샀던 기억이 난다...

처음으로 병아리를 보았다. 실물로 그 작고 보드라운 털에 둘러싸인 작은 생명체.

전에 보았던 강아지와는 또다른 설레임...

돈을 주고 병아리를 샀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 되었다.

내가 산 병아리는 너무 약했다. 나처럼... 친구들은 너무 귀엽다며 너도 나도 만졌고

왠지 나는 불안했다. 그 불안은 적중하여 그 병아리는 시름 시름 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날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그때 죽음이라는 것을 나는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일어나지 않고 울지도 않는 그 작고 보드라운 털의 아기새. 병아리는 그렇게 떠나 버렸다.

그리고 난 울었다. 밤새 내내... 얼마나 크게 울었는지 같은 통로에 살던 애가 내가

밤새 울었던 사실을 알정도로... 오열을 했다.

그리고 나무밑에 묻어달라 부탁을 했다. 어머니는 나무 밑에 병아리를 묻으셨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또 한번 상처를 받았다.

묻었던 자리는 파헤쳐져 있었다.

고양이나 쥐의 소행이라고 추측 할 뿐 아무런, 아무런 일도 난 할 수 없었다.

그 후 난 다시는 병아리를 사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이 병아리를 사도 나는 절대 거기에 눈길 조차 주지 않았다.

같은 시기에 병아리를 산동창네 병아리가 장닭이 되어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병아리가 살아있다면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장닭이 되었을 때 어떻게 할건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잡아 먹을 수도 없고 말이다...

동생이 병아리를 사왔었다. 병아리가 그렇게 죽고 2년정도 지났던 것 같다.

그 병아리 잘 컸다. 아마도 사는 사람에 따라서선택되어지나 보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허약했고 동생은 건강했다.

그래서 동생은 건강한 병아리를 골랐던게 아닌가라는 생각을했었던 것 같다.

그 병아리 약간 커서 날개짓도 어느 정도 했던 것 같다. 문제는 그 병아리는 4층 발코니에서 뛰어내렸다. 동생은 뛰어내리는 녀석을 잡지 못했다.녀석은 그렇게 떠나갔다.

그러나 동생은 울지 않았다. 그때는 나도 무디어 졌는지 슬퍼하지 않았다.

하나의 생명, 같이 지냈던 생명이 죽었는데도 울지 않았다. 슬퍼하지도...

아마도 내가 사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동생의 병아리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그만큼 컸는데 안타까워하기는 했다.

내가너무메말라져 가는 것인가?주위 친구들도 어떤 생명이 죽어도 슬퍼하지 않는다.

누군가 세상을 떠나는 것은 슬픈일이다. 다만 일일이 울어 줄수는 없을 뿐

그렇다고 자신과 관계된 생명이 사라졌는데 아무렇지 않다는 것은 왠지 더욱 슬퍼지는 일이다.

오늘 팔려간 병아리들이 잘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병아리를 산 꼬마들이 그 병아리를 소중히 여기고 만약죽게 되면 조금만이라도 슬퍼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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